Interview

이레
심리를 책으로 엮는 에세이스트
안녕하세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마음을 쓰고, 마음을 책으로 엮는 1인 출판사 대표이자 심리 에세이 작가 이레입니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마음의 상처와 감정을 글로 기록하며 살아왔습니다. 글을 쓰는 시간은 저에게 위로이자 치유였고, 삶을 견디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쌓아온 글들을 누군가에게도 전하고 싶어, 용기 내어 책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의 하루에 작은 쉼표가 되어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덜컥 1인 출판사를 차리고 제 방식대로 서툴지만 꾸준히 책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주로 어떤 책을 쓰시나요?
저는 인간의 심리에 오래도록 관심을 가져왔고, 마음의 상처와 회복, 감정의 결을 솔직하게 담아내는 글을 주로 씁니다. 살아가며 우리는 수없이 흔들리고 다치고, 때로는 자신을 잃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결국 다시 자신을 찾아가는 힘도 마음 안에 있다는 걸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의 책에는 스스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법, 관계 속에서 받은 상처를 천천히 보듬는 법, 그리고 불안한 마음이 올라오는 순간을 지켜보며 견뎌내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글을 쓰며 제가 배운 것, 깨달은 것을 독자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고단한 하루 끝에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작은 책, 그런 책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처음 글을 쓰게 된 계기나,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어릴 적 저는 친구가 별로 없었고, 집 밖에서는 왕따를, 집 안에서는 폭력에 노출되며 지냈습니다. 불안하고 외로웠던 저에게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책이었습니다. 책 속에서만은 누구에게도 미움받지 않고, 상처받지 않으며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었고, 저는 그곳에서 많은 것을 배우며 버텼습니다. 책을 읽는 시간이 곧 제 세상이었죠. 그렇게 마음의 대부분을 책으로 채우다 보니, 점점 저도 제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폭력과 불안으로 가득한 마음을 글로 써내려가다 보면, 한결 편안해졌고 스스로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그 습관은 이어졌습니다. 특히 20대 후반, 심한 우울증을 겪으며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던 시기에도 글을 썼습니다. 그 시기에는 오히려 더욱 절박한 마음으로 글을 붙잡았던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고통을 종이에 쏟아내면서 ‘나라도 나를 알아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무심히 써둔 글을 모아 공모전에 응모했고, 뜻밖에도 당선되어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그때 ‘아, 이게 내가 살아온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구나’라는 것을 처음 느꼈고, 그 경험이 저를 작가라는 길로 이끌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계속 글을 쓰고 있습니다. 불완전하고 서툴더라도, 제 마음을 솔직하게 써서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며요.
작가님에게 독립출판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저는 어릴 때부터 늘 ‘책은 특별한 사람만 쓸 수 있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유명한 사람이거나, 글을 아주 잘 쓰는 사람, 인정받은 사람들만이 책을 낼 자격이 있다고 말하는 어른들의 말이 참 많이 가슴에 남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선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고, 스스로를 위축시키는 것을 볼 때마다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믿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할 권리가 있고, 그것을 세상에 보여줄 자격이 있습니다. 글을 쓰는 일은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한 것도, 남을 감탄시키기 위한 것도 아니라 먼저는 ‘나 자신을 이해하고 나 자신에게 말을 걸어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서, 모든 사람의 이야기는 세상에 나올 가치가 있습니다. 저는 그런 세상이 되어야 한국의 문학과 문화도 더 다양해지고, 더 생생하게 발전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서툴고, 부족하고, 미완성 같아 보이더라도 사람마다의 이야기가 모이고 또 모일 때, 비로소 이 사회가 더 건강해지고 문학이 숨을 쉴 수 있을겁니다. 그런 맥락에서 저에게 독립출판은 단순히 ‘책을 만드는 방식’ 이상의 의미입니다. 독립출판은 문화의 토대를 마련하는 일입니다. 누구나 용기를 내어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놓을 수 있도록 돕는 디딤돌이고, 세상에 없는 목소리를 모아 작은 흐름을 만들고, 결국은 큰 변화를 이끄는 시작점이 된다고 믿습니다. 저도 아직 서툴고 느린 사람이지만, 그저 저부터 한 걸음씩 내딛어 보자는 마음으로 책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도 ‘당신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더 많은 이들의 이야기가 세상에 닿을 수 있도록, 그 길을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이레 작가님의 독립출판물

“나랑 가장 오래 살 사람은 나인데, 왜 나는 나와 친하지 못할까?” 남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던 저자 이레는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찾기로 한다. 인지행동 치료에 기반한 저자의 경험과 함께 챕터마다 워크북이 있어 독자들도 여정에 참여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