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지우
비를 아는 사람, 살기 위해선 부단히 잊어야 했다.
안녕하세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5월에 책을 출간한 ‘나의 정의’ 저자 지우입니다. 겨울에 내고 싶었던 책이 결국 제겐 봄이었는지, 결국 봄이 오고서야 작고 겸허한 정의들을 제 손으로 쥐어보게 되었습니다. 제 이름은 알지(知)에 비우(雨), 비를 아는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자신의 약점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제게 나약함은 이제 무기가 되었어요. 어쩌면 타고난 단단함보다 겹겹이 켜켜이 쌓인 나약함은 온전한 마음 앞에 서사가 되는지도 모릅니다.
어떤 책을 독립출판하셨나요?
10년 동안 무용을 전공하고 춤추면서 식이장애와 공황장애로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기는 경험을 비교적 어린 나이에 겪었습니다. 스스로를 향하는 다짐이자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해, 그리고 다시 살아가기 위해, 책에 담긴 55가지 정의를 내리며 세상으로 걸어 나오기 시작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용지 하나하나 편집까지 제 손이 안 거친 곳 없는 저를 살린 정의 모음집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독립출판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집 앞에 있는 독립책방에서 마음이 쓰이고, 끌리는 문장을 필사하는 일만큼 마음이 시원하고 정돈되는 일은 없었어요. 그전까지 마음이 시원해지는 모든 행위는 마음을 훼손하는 일밖엔 없었거든요. 써야만 시원해지는 마음을 습관처럼 지속하다 보니, 결국 제 이야기를 써야 시원해질 마음이라는 걸 자연스레 알게 되었던 것 같아요. 적어 시원해지는 마음을 마주했을 때, 밤과 아침의 경계, 나만 멈춰 선 거리 가운데에서 마음을 적다 보니 결국 저에 대한 많은 정의들을 내리고 있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어쩌면 필연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님에게 독립출판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일종의 건강한 자해입니다. 숨 쉬지 못할 때 뱉어내는 심정으로 썼던 제 작은 정의들이 결국 독립출판이라는 의미로 제가 세상과 마주했던 비슷한 방식으로 빛을 봅니다. 어느 작업보다도, 모든 과정에서 제 손을 거치기에 그만큼 의미 있고 뿌듯해요.
지우 작가님의 독립출판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