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홍다정
출산, 출판 유경험자
안녕하세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5분 거리도 자차를 애용하는 게으름, 숨쉬기 운동만 허락하는 체력, 30년 산 동네에서도 네비를 켜야 하는 방향 감각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마주 오는 차가 중앙선을 넘어 충돌하거나 터널이 무너지거나 심지어 유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상상을 하며 쓸데없이 불안해하는 만성 신경쇠약증에 그럴 때마다 뒤집어지는 예민한 오장 육부는 덤이죠. 그 와중에 하필 '남들 좋다는 곳 나만 못가면 배가 아파 죽는' 몹쓸 병에 걸려 전 세계 40여 개국을 쏘다녔습니다. 남미, 히말라야부터 사막과 오로라를 보겠다고 사하라와 알래스카까지요. 여행에 불리한 모든 핸디캡을, 타고난 인복과 약간의 무모함으로 극복하며 심지어 산티아고 순례길도 걸었습니다. 이제는 아득한 전생같이 느껴지는 20대를 뒤로하고 30대를 육아와 본업에 갈아 넣고 있습니다. 그사이 여행을 가지 못할 수만 가지 핸디캡이 더 늘어났지만 언젠가 다시 아기띠 대신 배낭을 메고 떠날 날을 슬며시 꿈꾸고 있습니다.
어떤 책을 독립출판하셨나요?
10년전 산티아고를 걸은 이야기를 담은 '다정한 친구들과 다정,한 산티아고'를 출판했습니다. 10년이라는 세월에도 여전히 산티아고를 향한 저의 사랑이 이토록 애틋하게 식을 줄 모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말이지 다정도 병인 양 그곳을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하다 결국 책까지 쓰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그곳에서 만난 나의 친구들, 그 다정함에 대한 진솔한 기록입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독립출판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우연히 <이분의일> 출판사에서 산티아고를 다녀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까미노 작가 프로젝트'를 하는 것을 알게 되어 지원했습니다. 처음 기획은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이 공동저자로 책 한권을 내는 것이었는데, 어쩌다보니 단독 출판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분의일 출판사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편집부터 구성, 표지 디자인 등등 모든 것을 거의 셀프로 작업하여 저의 취향을 온전히 담은 책을 낼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에게 독립출판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독립출판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전혀 없는 상태였기에 하나하나 헤쳐나가는 과정이 '이것은 진정 출판이 아닌 출산이다.' 라고 말하고 다닐만큼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출산과 마찬가지로, 이 세상에 하나뿐인 나의 창조물을 내 놓는 보람이 무엇보다 컸습니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제 책을 발견했던 순간, 사람들이 남겨주는 진심어린 서평들을 벅찬 감동으로 읽던 순간... 이 모든 순간들이 독립출판이 아니었다면 결코 느껴보지 못했을 제 인생의 의미있는 순간이 되었습니다.
홍다정 작가님의 독립출판물
10년이라는 세월에도 여전히 산티아고를 향한 나의 사랑이 이토록 애틋하게 식을 줄 모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이지 다정도 병인 양 그곳을 그리워하다 결국 책까지 쓰게 되었다. 이 책은 그곳에서 만난 나의 친구들, 그 다정함에 대한 진솔한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