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덮는 손
6화. 반대 방향으로 남은 자국
스무 시간을 얹혀 있던 톤이 광대 아래에서만 들려 있었다. 손톱을 대지 않고 티슈로 살짝 누르자 그 자리만 얇게 밀렸다. 나머지 얼굴은 아침에 얹은 그대로였다. 상처 위에서만 무너지는 것은 계산에 있던 일이었고, 그건 아래에서 열이 밀고 올라온다는 뜻이었다.
새벽 네 시 구 분이었다. 리허설이 두 시 반까지 갔고, 열한 시 사십오 분에 하기로 한 세안은 이 시간으로 밀렸다. 지하 삼 층 B동 대기실은 문을 닫으면 복도 소리가 반쯤 죽었다. 그는 접이식 의자에 앉아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놓고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십오 도였다.
나는 티슈를 두 장 겹쳐 뽑았다.
“오늘은 아래에서 위로 안 해요. 열이 눈꼬리 위까지 올라와 있어서요.”
그는 대답 대신 눈을 감았다. 광대 아래에서 시작해 결을 따라 아래로 내려왔다. 스무 시간 묵은 것은 한 번에 풀리지 않았다. 세 번째 티슈에서 상처 가장자리의 색이 드러났고, 어제보다 붉은 쪽으로 반 톤 넘어와 있었다.
젖은 티슈가 손에 뭉쳤다. 쓰레기봉투는 그의 발밑에 있었다. 나는 습관대로 티슈를 그쪽으로 내밀었다.
그의 오른쪽 팔꿈치가 올라왔다. 십오 센티쯤 올라오다 멈추고, 손은 다시 후드 주머니로 들어갔다.
나는 티슈를 쥔 채 손을 그대로 두었다. 이틀 전에도 같은 멈칫이 있었다. 그때는 팔꿈치가 움직이기도 전에 손이 들어갔다. 오늘은 반 박자 늦었다. 그 반 박자가 어디서 나왔는지 나는 알고 있었다. 아파서 늦는 게 아니라, 감추는 일에 지쳐서 늦는 것이었다.
티슈를 왼손으로 옮겼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주머니 안으로 손을 넣어 그의 손목을 잡았다. 손목이 굳었지만 빼지는 않았다. 나는 그것을 끌어냈다.
붕대는 사흘째 같은 것이었다. 손등 쪽은 회색으로 반질거렸고, 손바닥 쪽 거즈에 배어 나온 자리가 노랗게 굳어 종이처럼 서 있었다.
“이거 풀 거예요.”
“지금요?”
나는 이미 반창고 끝을 뜯고 있었다. 세 번 돌려 푸는 동안 마른 거즈가 살에서 떨어질 때 소리가 났다. 그의 어깨가 한 번 들렸다.
손바닥을 펴자 자국이 나왔다. 검지 아래에서 손날 쪽으로 삼 점 사 센티. 가장자리가 벌어져 있었고, 얼굴과 같은 손이 낸 것이 분명한데 누워 있는 방향이 반대였다. 얼굴의 것은 아래에서 위로 그어져 있었다. 손바닥의 것은 위에서 아래로 비스듬했다.
넘어져서 짚으면 손등이 까지거나 손날이 찢어진다. 손바닥 안쪽에 이렇게 결이 반대로 남는 경우는 하나였다. 쥐었을 때. 아니면 쥔 것을 밖에서 안으로 감싸 막았을 때.
손톱은 살 가까이 짧게 깎여 있었다. 검지 밑동에 굳은살이 두껍게 앉아 있었고, 그 옆으로 자국이 지나갔다.
내 엄지가 그 자국 위에서 이 밀리쯤 떨렸다. 떨린 것을 그가 봤다.
그가 손을 뺐다. 주머니로 들어가지는 않고, 무릎 위에 손바닥을 아래로 놓았다.
말소리가 없어지자 형광등도 없는 방에서 서로의 숨소리만 남았다. 그의 숨은 코로만 들어왔다 나갔고, 간격이 아까보다 짧았다. 복도에서 구두 소리가 왔다. 한 걸음마다 간격이 같았고, 뒤꿈치를 먼저 붙이는 걸음이었다. 삼 층 복도에서 여러 번 들은 소리였다. 하도균 이사였다.
소리가 문 앞에서 한 박자 멈췄다. 문 아래 틈으로 복도 불빛이 반쯤 잘렸다. 그가 무릎 위의 오른손을 소리 없이 뒤집어 허벅지 사이로 밀어 넣었다. 나는 새 붕대를 든 채 움직이지 않았다. 손잡이는 돌지 않았고, 잘린 빛이 다시 이어졌다. 구두 소리가 멀어지고 복도 끝에서 누군가 청소 카트를 밀고 지나갔다. 바퀴 하나가 계속 걸렸다.
그가 숨을 길게 내보냈다.
나는 스물세를 셀 때까지 숨을 골랐다. 죄송하다는 말이 목까지 올라왔다. 삼키는 데 그 정도가 걸렸다. 사과하면 안 된다. 사과하면 이 손은 주머니로 돌아간다. 오늘 밤 안에 들어가서 무대 당일까지 나오지 않는다. 나는 저 손을 스무 번 더 봐야 한다.
새 붕대를 뜯었다. 거즈를 네 번 접어 손바닥 가운데에 올리고, 그의 손가락을 살짝 벌려 사이로 붕대를 통과시켰다. 손이 차가웠다. 대기실 온도보다 낮았다.
“안 여쭤볼게요. 오늘은요.”
붕대를 두 번째로 돌릴 때 그의 손가락이 조금 굽었다. 나는 각도를 맞춰 다시 폈다.
“대신 언젠가는 말해주세요. 저는 방향을 알아야 가릴 수 있어요.”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붕대 끝을 이로 뜯어 마지막 바퀴를 감고 눌러 붙였다. 손등 쪽은 얇게, 손바닥 쪽은 두 겹으로 했다. 그는 손을 거두지 않았다.
“세게 감았어요. 오늘은 젓가락 쓰지 마세요.”
“왼손으로 먹어요, 요즘.”
그가 거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조명을 켜지 않았으니 거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그 아무것도 없는 쪽을 보고 말했다.
“그 노트에, 손도 적어요?”
나는 파우치 지퍼를 열고 화장 붓 케이스와 화장품 통을 들어냈다. 노트를 꺼내 열여섯 번째 줄까지 손가락으로 내려간 다음, 그 아래에 자를 대지 않고 선을 하나 더 그었다. 볼펜이 종이를 긁는 소리가 방에서 제일 컸다.
오른손, 삼 점 사 센티, 반대 방향.
적고 나서 노트를 덮지 않고 무릎에 그대로 두었다. 펼쳐진 종이 위에 볼펜을 얹었다.
“오른손 낫는 속도는 얼굴보다 느려요. 손은 계속 쓰니까.”
그는 거울 쪽에서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누가 그랬는지는 왜 안 물어요.”
나는 볼펜 뚜껑을 닫았다. 젖은 티슈를 모아 봉투에 넣고 입구를 두 번 감아 매듭을 지었다. 의자 등받이에 걸려 있던 그의 후드를 펴서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후드 아래에서 오른손이 천천히 뒤집혔다. 새로 감은 흰 붕대가 위를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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