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21화. 작가의 말완결
몇 해 전, 촬영장 구석에서 한 스태프가 배우의 팔에 든 멍을 십 분 만에 지우는 것을 봤다. 그 사람의 이름은 그날 어디에도 적히지 않았고, 나는 그 손이 왜 그렇게 빨랐는지를 오래 생각했다. 잘하는 손은 자기가 무엇을 없애고 있는지 묻지 않는다. 나는 묻는 데 스무 날이 걸리는 사람을 하나 만들어 새벽 네 시의 대기실에 앉혀두었다. 쓰는 동안 숫자를 자주 적었다. 밀리미터와 룩스와 초는 감정보다 정직해서, 인물이 자기를 속일 때에도 종이 위에서는 속이지 못했다. 지워진 이름들에 대해 쓰려고 시작했는데, 결국은 손을 떼는 일에 대해 쓰게 되었다. 이 이야기의 마지막에 흉은 남아 있다. 남겨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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